[독서 리뷰]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을 읽고 - 숨겨진 보물 같은 건축물들

안녕하세요, 기찌입니다.

 

요즘 유튜브에서 '셜록현준' 채널을 즐겨보다 보니 유현준 교수님의 통찰력 있는 건축 해석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그러다 문득 교수님의 책을 읽어보고 싶어졌고, 마침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이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Sherlock_HJ

셜록현준

 

평소 건축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었지만, 이 책을 통해 건축이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인문학적 통찰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건축물은 인간의 생각과 세상의 물질이 만나 만들어진 결정체로, 많은 자본이 드는 만큼 여러 사람의 의견이 일치할 때만 완성되는 그 사회의 반영이자 단면이다. 그렇기에 건축물을 보면 당대 사람들이 세상을 읽는 관점, 물질을 다루는 기술 수준, 사회 경제 시스템, 인간에 대한 이해, 꿈꾸는 이상향, 생존을 위한 몸부림 등이 보인다. 이 책은 건축가 유현준이 감명받거나 영감을 얻은 30개의 건축물을 소개한다. 이 작품들을 설계한 건축가들은 수백 년 된 전통을 뒤집거나 비트는 혁명적인 생각으로 건축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저자는 이 건축물들을 통해 건축 디자인이 무엇인지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하며, “이 건축물들을 통해 독자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과 함께 건축물들을 소개한다.

저자

유현준

출판

을유문화사

출판일

2023.05.30

 

건축, 시대를 읽는 창

책의 첫 장을 펼치자마자 유현준 교수님이 제시하는 우리나라의 7백만 개가 넘는 건축물에 대한 통계로 시작됩니다.

우리나라 건축물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한 번 놀랐고, 세상의 모든 건축물을 다 볼 수 없다는 이야기에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유현준 교수님은 우리에게 건축물들을 깊이 있게 이해해보기를 제안합니다. 단지 멋진 건물, 큰 건물이 아닌, "새로운 생각을 담고 있는 건축물"을 보면서 인생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건축물은 인간의 생각과 세상의 물질이 만나 만들어진 결정체다. 건축물은 여러 사람의 의견이 일치할 때만 완성되기에 그 사회의 반영이자 단면이다."

 

유현준 교수님은 건축을 통해 그 시대의 사회상, 기술 수준, 그리고 인간의 욕망을 읽어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관점은 제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건물들이 사실은 그 시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니 말이죠.

 

"건축물은 인간의 생각과 세상의 물질이 만나 만들어진 결정체다."

 

이 구절은 건축물이 단지 물리적인 구조물이 아니라, 그 사회의 반영이자, 인간의 상상력과 꿈을 담은 집합체임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세상 모든 사람을 깊이 알 수는 없듯, 모든 건축물들을 다 알 수는 없지만, 특정한 건축물을 깊이 있게 이해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건축은 단순히 기술과 재료의 집합체가 아니라 인간과 시대, 그리고 사회의 다양한 관점을 담고 있는 하나의 문화적 표현임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서른 개의 숨겨진 보물 같은 건축물들

유현준 교수님은 이 책에서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감명받은 서른 개의 근현대 건축물을 소개합니다. 처음에는 연대순으로 소개하려 했지만, 결국 지역별로 묶어서 소개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는 독자들이 여행할 때, 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라고 합니다

"이 책 속에 내가 건축을 공부하면서 감명받은 서른 개의 근현대 건축물을 모아 보았다. 세계 곳곳에 숨겨져 있는 보물 같은 건축물들이다.

 

이 문장에서 교수님의 열정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또한 건축물의 선택 기준이 단순한 외형이나 크기보다는 그 건축물이 가진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사상이라는 점에서, 유현준 교수님의 안목이 얼마나 깊은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건축물을 통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고자 하는 그의 목표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건축과 발명가의 공통점

유현준 교수님은 건축가를 발명가에 비유합니다. 어렸을 적 발명가를 꿈꿨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건축이 단순한 설계와 시공을 넘어서 인간의 필요와 창의력을 결합한 일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이 가장 좋아하는 예로 지우개 달린 연필을 든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평범하지만 기발한 물건을 만들고 싶었다. 예를 들어 '지우개 달린 연필' 같은 것 말이다."

 

이처럼 건축 또한 기존에 있던 요소들을 재조합하여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발명과 매우 닮아 있습니다. 벽, 창문, 계단 등 건축의 기본 요소들이 시대와 필요에 맞게 변형되어 사용되는 점, 그리고 그 속에서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점이 건축의 매력임을 느꼈습니다.

 

근대 건축의 5원칙: 르 코르뷔지에의 혁신

르 코르뷔지에의 '빌라 사보아'를 통해 근대 건축의 혁신을 설명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르 코르뷔지에는 건축을 기계로 바라보며 새로운 재료와 기술을 도입하여 혁신적인 건축을 만들어 냈습니다. 필로티 구조, 자유로운 평면과 입면 설계, 가로로 긴 창문, 옥상 정원 등 근대 건축의 5원칙이 모두 적용된 '빌라 사보아'는 건축의 새로운 장을 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철근 콘크리트라는 새로운 재료가 어떻게 건축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는지 상세히 설명해주셔서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건축은 사유의 도구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건축이 단순히 공간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사유의 도구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각기 다른 배경과 문화 속에서 탄생한 건축물들이 인간의 삶과 생각을 어떻게 바꾸어 왔는지를 보여주며, 건축이 단순히 눈에 보이는 형태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건축물은 인간의 상상력과 꿈이 결합된 결정체이며, 그 시대와 사회를 반영하는 단면이다."

 

이 구절에서 건축이 시대와 사회를 담아내는 예술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 우리가 스치는 거리의 건물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사유와 상상력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했습니다.

 

마무리하며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은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공간과 인간에 대한 사유를 깊이 하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건축물들이 우리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건축가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지를 알 수 있어 매우 유익했습니다. 

 

또한 책에 나오는 건축물들을 통해 언젠가 직접 여행을 하며 그 건축물들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욕구도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이 책을 통해 건축을 새롭게 바라보는 즐거움을 느껴보시면 좋겠습니다.